고혈압 확실히 낮추는 방법 (조용한 살인자, 생활습관 교정, 혈압약)

 


솔직히 저는 혈압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와도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아프지도 않고,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 심각하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고혈압이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이유를 제대로 알고 나서는 그냥 넘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증상이 없다는 것, 바로 그것이 가장 위험한 이유였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위험하다고 하는 걸까

고혈압을 처음 이야기 들었을 때 솔직히 반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몸이 이렇게 멀쩡한데 왜 병이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고혈압을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 문제로 이해하고 나서야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수축기혈압(Systolic Blood Pressure)이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을 말합니다. 이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 즉 고혈압(Hypertension)이 유지되면 혈관은 조금씩 손상됩니다. 당장은 티가 나지 않지만 5년, 10년이 쌓이면 혈관은 서서히 망가집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고혈압은 전 세계 사망을 포함한 질병 부담의 20%를 차지하는 위험 인자로,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를 모두 제치고 전체 1위를 차지합니다(출처: WHO 고혈압 팩트시트). 이 수치를 보고 나서 저는 왜 의사들이 그렇게 혈압 관리를 강조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

심뇌혈관질환(Cardiovascular and Cerebrovascular Disease)이란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군을 말합니다.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이 대표적입니다. 고혈압을 방치했을 때 찾아오는 가장 심각한 결과들입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굳이 약까지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저도 충분히 할 수 있었지만, 이 합병증 목록을 보고 나서는 그 생각이 꽤 안이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활습관 교정, 효과는 있지만 만능은 아니다

생활습관만 잘 바꾸면 혈압약 없이도 정상혈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생활습관 교정이 혈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약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효과를 주지는 않습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생활습관 개선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싱겁게 먹기: 나트륨(Na) 섭취를 줄이면 혈액량이 감소하고 수축기혈압을 약 5mmHg 낮출 수 있습니다. 국물 음식을 즐기는 저로서는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2. 건강한 식단: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다양한 색깔의 채소를 늘립니다. 포화지방산(Saturated Fatty Acid)과 트랜스지방(Trans Fat)은 혈관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식이 요인입니다.
  3.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주 150분 이상 하면 수축기혈압이 5~8mmHg 낮아집니다. 매일 퇴근길 30분씩 빠르게 걷는 것도 충분한 방법입니다.
  4. 체중 관리: 체중을 5kg 줄이면 수축기혈압이 4~5mmHg 낮아집니다. BMI(체질량지수) 22.5~25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5. 절주와 금연: 음주 다음 날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되는 것을 직접 경험한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흡연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입니다.

제가 돌아봤을 때 가장 찔렸던 부분은 식습관이었습니다. 국이나 찌개를 좋아하고, 외식할 때 음식이 좀 짜도 그냥 먹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로 운동도 미뤘습니다. 이런 습관들이 쌓여서 혈압 수치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짚고 싶습니다. 고혈압은 유전적 소인(Genetic Predisposition), 즉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혈압 취약성이 약 30%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싱겁게 먹어도 혈압이 쉽게 잡히지 않는 사람이 있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혈압이 크게 호전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활습관 교정으로 혈압이 조절되는 비율은 약 10%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혈압 패턴과 상태를 의사와 함께 파악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60대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50%, 70대 이상에서는 65%에 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Arteriosclerosis), 즉 혈관 벽이 탄성을 잃고 굳어가는 현상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생활습관만으로는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노화 과정의 일부이기도 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만성질환 통계).

혈압약, 무섭다는 분들께 드리는 현실적인 이야기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도 그 기분이 어떤 건지 이해합니다. 그런데 혈압약을 무조건 무서워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반대로 아무 생각 없이 복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항고혈압제(Antihypertensive Agent)란 혈압을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워낙 많은 사람들이 복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한 약들은 이미 퇴출되었고, 현재 사용되는 약들은 안전성과 효과가 반복적으로 검증된 것들입니다. 복용 초기에 어지럼증이나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즉 앉았다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며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한 달 안에 몸이 적응하면서 사라집니다.

혈압약에 내성이 생긴다거나 한 번 먹으면 끊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건 사실과 다릅니다. 항고혈압제는 내성이나 의존성이 없습니다. 다만 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올라가는 것은 병 자체의 특성이지, 약의 부작용이 아닙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두 번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스스로 고혈압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반대로 "아직은 괜찮겠지"라며 치료를 미루는 것도 모두 조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약을 시작하거나 줄이거나 끊는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혈압 기록과 건강 상태를 가지고 의료진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혈압인데 운동을 해도 괜찮을까요?

A. 혈압이 약으로 잘 조절되고 있다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모두 권장됩니다. 다만 수축기혈압이 160~180mmHg 이상으로 조절이 안 되는 상태라면 운동 강도를 낮추거나 일단 혈압부터 안정시키는 것이 먼저입니다. 운동 시작 전에 담당 의사와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혈압약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기나요?

A. 항고혈압제는 내성이나 의존성이 없습니다. 장기간 복용해도 효과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약을 끊었을 때 혈압이 다시 오르는 것은 약의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이라는 질환 자체의 특성입니다. 중단 여부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Q. 짜게 먹지 않는데도 혈압이 높을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고혈압은 나트륨 섭취뿐 아니라 유전적 소인, 나이, 체중, 신장 기능, 동맥경화 진행 정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생활습관을 열심히 관리해도 혈압이 높게 유지되는 분들이 있으며, 이런 경우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는데 바로 고혈압인가요?

A. 한 번 측정값만으로 고혈압을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긴장, 카페인, 운동 직후 등 여러 상황이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 날, 다른 상황에서 반복 측정한 값을 바탕으로 의사가 판단합니다. 검진에서 높게 나왔다면 무시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60대인데 혈압이 조금 높은 건 나이 때문 아닌가요?

A. 나이가 들수록 동맥경화가 진행되며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이 탓이니 어쩔 수 없다"고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누적됩니다. 60대의 고혈압 유병률이 50%인 것은 그만큼 관리가 중요한 나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국 혈압은 겁먹을 대상도, 무시할 대상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몸에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식습관과 운동 같은 작은 것부터 조금씩 바꿔가는 것. 그리고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도 두려워하지 않고 의사와 상의해서 받아들이는 것. 저는 그것이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게 지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혈압 관련 치료나 약물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youtu.be/LzHMy2ScdhA?si=RrgkrBp-n90Jrv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