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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가 없다 리뷰 총정리 (구조조정, 자기합리화,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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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9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영화가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입니다. 저는 극장을 나오면서도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통쾌하거나 후련한 감정이 아니라, 이 영화가 보여준 것들이 너무 낯익어서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구조조정이 한 남자를 무너뜨리는 방식 유만수는 태양제지에서 20년 넘게 일했고, 올해 펄프맨상까지 받은 베테랑입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그것도 미국계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란 소수의 투자자들이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기업을 인수하고 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기업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른 수익 실현 방법이 되고, 그 칼날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오래 일한 고연봉 직원들입니다. 영화 속 미국 본사 임원이 "해고를 도끼질이라고 한다"며 웃으며 내뱉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태연함이 섬뜩했습니다. 만수가 인생을 바쳐 일한 20년은 그들에게 숫자 하나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 노동시장에서 구조조정(Restructuring)이란 기업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조직과 인력을 재편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오래된 직원일수록 연봉이 높아 1순위 감원 대상이 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집니다. 저도 일이 잘 풀리지 않던 시기에 주변에 괜찮은 척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만수가 가족 앞에서 애써 웃으며 버티는 장면에서 그 기억이 겹쳐 보였습니다. 영화가 불편하게 다가온 이유는 그것이 낯선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3개월간의 구직 활동, 반복되는 면접 탈락,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 생활비. 이 흐름은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영화가 특히 냉정하게 포착한 것은 나이 든 남성 노동자가 노동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소외되는가 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의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장년 ...

어쩔 수가 없다 리뷰 총정리 (구조조정, 자기합리화,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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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9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영화가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입니다. 저는 극장을 나오면서도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통쾌하거나 후련한 감정이 아니라, 이 영화가 보여준 것들이 너무 낯익어서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구조조정이 한 남자를 무너뜨리는 방식 유만수는 태양제지에서 20년 넘게 일했고, 올해 펄프맨상까지 받은 베테랑입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그것도 미국계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란 소수의 투자자들이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기업을 인수하고 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기업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른 수익 실현 방법이 되고, 그 칼날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오래 일한 고연봉 직원들입니다. 영화 속 미국 본사 임원이 "해고를 도끼질이라고 한다"며 웃으며 내뱉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태연함이 섬뜩했습니다. 만수가 인생을 바쳐 일한 20년은 그들에게 숫자 하나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 노동시장에서 구조조정(Restructuring)이란 기업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조직과 인력을 재편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오래된 직원일수록 연봉이 높아 1순위 감원 대상이 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집니다. 저도 일이 잘 풀리지 않던 시기에 주변에 괜찮은 척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만수가 가족 앞에서 애써 웃으며 버티는 장면에서 그 기억이 겹쳐 보였습니다. 영화가 불편하게 다가온 이유는 그것이 낯선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3개월간의 구직 활동, 반복되는 면접 탈락,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 생활비. 이 흐름은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영화가 특히 냉정하게 포착한 것은 나이 든 남성 노동자가 노동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소외되는가 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의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장년 ...

미국판 살인의추억 조디악 리뷰 (집착, 미제사건, 범죄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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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났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조디악'을 보고 나서 처음으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도록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속이 시원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무하지도 않은 이 이상한 감정이 집에 돌아가는 길 내내 이어졌습니다. 196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실존 연쇄살인마 조디악(Zodiac)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 단순한 범죄 스릴러로 넘기기엔 뭔가 다른 게 있었습니다. 조디악은 왜 범인보다 쫓는 자들이 더 무섭나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범인이 누구야?"라는 질문에 집중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2시간을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이상하게도 조디악 자체보다 그를 쫓는 사람들의 얼굴이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 신문사의 만화가 로버트 그레이스미스(Robert Graysmith), 형사 데이브 암스트롱(Dave Armstrong), 기자 폴. 이 세 사람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조디악을 쫓습니다. 암스트롱 형사는 직업적 의무감으로, 기자 폴은 명성과 개인적 이득을 위해, 그리고 그레이스미스는 순수하게 정의를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동기의 차이가 각자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라놓습니다. 프로파일링(Profiling)이라는 수사 기법이 있습니다. 범행 패턴과 심리를 분석해 용의자의 특성을 좁혀가는 방식으로, 쉽게 말해 '범인의 내면을 역추적하는 작업'입니다. 영화에서 형사들이 조디악의 편지 필체를 분석하고, 다리를 저는 신체적 특징을 추적하며, 암호를 해독하는 장면들이 바로 이 프로파일링의 과정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이 영화는 조디악을 프로파일링하는 동시에, 관객으로 하여금 쫓는 자들을 프로파일링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특히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 감독은 조디악의 살인 장면을...

알포인트 해석 (전쟁심리, 귀신설, 인간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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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다 끄고 혼자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방 안을 한 번 둘러본 적이 있었어요? 알포인트를 처음 봤을 때 제 얘기입니다.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와서가 아니라, 정글의 정적과 인물들의 표정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너무 실감 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답답했던 분이라면, 저도 그 감정을 알고 있습니다. 대나무 숲에서 시작된 의문, 영화의 배경과 구조 알포인트(R-Point)는 2004년 공수창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한국 공포영화입니다. 공포영화라는 장르 분류만 보고 들어갔다가 예상과 다른 분위기에 당황한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기대했던 점프스케어(Jump Scare), 즉 갑작스러운 화면 전환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출 방식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카메라는 천천히, 끈질기게 인물들의 표정과 밀림을 따라갑니다. 영화는 실종된 53부대를 찾으러 알포인트로 투입된 9명의 수색대가 겪는 이야기입니다. 이 지역은 과거 중국군이 수많은 베트남 사람들을 죽여 호수에 빠뜨렸다는 비석의 기록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손에 피를 묻힌 자는 다음이 없다"는 문구가 비석에 새겨져 있었는데, 문장의 마지막 단어가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선명해지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 장면 하나로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결정됩니다. 사실 이 영화가 지금처럼 열린 해석 구조를 가지게 된 데는 제작 과정의 어려움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공수창 감독은 촬영 한 달 전에 합류했고, 캄보디아 현지 촬영 중에는 낮 기온이 45도에 육박했으며 스태프 대다수가 장티푸스에 걸리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야간 촬영은 아예 불가능해서 전부 낮에 찍은 뒤 후작업으로 어둡게 처리했다고 합니다. 대나무 숲 장면은 담양에서, 영화 후반부는 한국에서 재촬영했을 정도입니다. 감독이 의도한 오프닝 세계관도 상당 부분 잘려나갔습니다. 이런 제작 사정을 알고 나면 왜 중간 중간 구멍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이 생겼는지...

이끼 영화 총정리 리뷰 (마을 분위기, 권력 구조, 침묵의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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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끼'에서 귀신은 한 명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보는 내내 손이 식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영화가 무서운 이유는 괴물 같은 악인 때문이 아니라, 그 악인을 둘러싼 마을 전체의 침묵 때문이었습니다. 천이장 한 명이 마을을 지배하는 구조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그려졌는지, 보고 나서도 한동안 멍했습니다. 마을 분위기, 공기부터 이미 이상하다 처음에는 단순한 미스터리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가 죽었고, 아들이 내려와서 사인을 캐는 이야기. 그런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이야기보다 분위기가 먼저 피부에 닿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류해국을 바라보는 눈빛, 이장이 건네는 말 한마디 한마디 뒤에 숨겨진 압박감, 겉으로는 평범한 시골 마을인데 어딘가 숨이 막히는 느낌. 제가 실제로 낯선 공동체에 처음 들어갔을 때와 비슷한 감각이었습니다. 분위기라는 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몸으로 먼저 느껴지거든요. 영화에서 마을의 폐쇄성(閉鎖性)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폐쇄성이란 외부의 정보나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고 내부 질서만을 고집하는 성질을 뜻합니다. 류해국이 아버지의 사망 원인을 물어볼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 즉 눈을 피하거나 분위기를 바꾸거나 노골적으로 빨리 떠나라고 압박하는 장면들이 그 폐쇄성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솔직히 그 장면들이 불편한 이유는 현실에서 비슷한 걸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든 동네든, 이미 오래된 집단에 새 사람이 들어가면 이유 없이 먼저 경계부터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끼'는 그걸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거라 과장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 내부를 연결하는 터널이나 슈퍼의 비밀 공간 같은 장치들도 단순한 스릴러 소품이 아닙니다. 이 공간들은 마을이 외부와 완전히 다른 질서로 굴러가고 있다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마을은 국가 안의 또 다른 국가처럼 작동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 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

괴물 드라마 리뷰 (의심의 심리, 인물 분석, 연쇄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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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도 한동안 다른 드라마를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JTBC 드라마 괴물은 20년에 걸친 연쇄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서로를 의심하는 두 형사의 심리 싸움을 끝까지 팽팽하게 이어가는 작품입니다.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더 오래 머릿속에 남는 드라마였습니다. 의심의 심리가 만들어내는 긴장감 괴물을 두고 반전이 뛰어난 스릴러라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이 드라마의 진짜 힘은 반전 자체보다 의심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냥읍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한 번 생긴 의심이 어떻게 공동체 전체를 서서히 무너뜨리는지, 그 과정이 매회 조금씩 더 선명해졌습니다. 경사 이동식과 신임 경위 한주원이 파트너로 붙는 설정 자체가 이미 갈등의 씨앗입니다. 주원은 동식을 20년 전 사건의 용의자로 보고 있고, 동식은 주원이 자신을 캐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를 믿지 않으면서도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죠. 이 구조가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켜 줍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꼈던 건, 회차가 쌓일수록 시청자인 저 스스로도 계속 의심의 방향이 바뀐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동식이 수상했다가, 그다음엔 진묵이, 그다음엔 정제가 의심스러워졌습니다. 이건 단순히 복선을 잘 심어놔서가 아니라, 인물 각자의 행동에 충분한 이유가 있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심리적 서스펜스(psychological suspense)란 물리적 위협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과 판단 안에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기법인데, 괴물은 이것을 아주 정교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도 그런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요? 처음 인상만으로 누군가를 단정 지었다가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었던 경우 말입니다. 저도 그런 기억이 있어서, 동식과 주원 사이의 오해가 단순한 드라마 설정이 아니라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인물 분석: 누구...

굿 걸 영화 리뷰 (줄거리, 반전, 심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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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굿 걸(The Good Girl, 2002)을 처음 볼 때 가벼운 드라마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제목만 보면 그냥 착한 여자 이야기처럼 들리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텍사스 소도시 마트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한 여자가 내리는 선택들이, 생각보다 훨씬 무겁게 남았기 때문입니다. 줄거리: 채바퀴 같은 일상과 균열의 시작 영화의 배경은 텍사스의 로데어마트입니다. 주인공 저스틴(제니퍼 애니스턴)은 화장품 코너에서 일하며 페인트 기술자인 남편 필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삶인데, 저스틴의 표정은 항상 무언가에 짓눌린 것처럼 보입니다. 그 이유가 대사 한 줄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I hate my job. I hate everybody here." 직접적인 감정 표현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 입사한 젊은 직원 홀든(제이크 질런홀)이 등장합니다. 저스틴은 점심시간에도, 퇴근 시간에도 자꾸 그쪽으로 시선이 향합니다. 홀든 역시 세상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고, 두 사람은 "세상이 싫다"는 공통된 감각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가까워집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느낀 건, 이 관계가 사랑이라기보다 탈출구에 가깝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죠. 이후 저스틴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을 연달아 하게 됩니다. 동료 그웬을 병원에 두고 홀든을 만나러 가는 장면, 보안 직원 버바의 협박에 굴복하는 장면, 임신 테스트 결과를 마주하는 장면까지. 각각의 선택이 다음 선택을 강제하는 구조가 매우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반전: 영화가 실제로 뒤집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관계다 일반적으로 굿 걸을 불륜 드라마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불륜이 중심이 아니라, 한 사람이 관계 안에서 얼마나 빠르게 고립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에 가깝습니다. 홀든은 저스틴을 진심으로 원하...

애플TV 최고 시리즈 슬로 호시스 시즌1+시즌2 몰아보기(실패한 요원, 잭슨 램, 첩보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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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드라마를 찾다가 화려한 액션 없이도 이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슬로 호시스(Slow Horses)는 실패한 요원들이 모이는 MI5 산하 부서를 배경으로, 한 번의 실수로 밀려난 사람들이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총격보다 눈빛이 더 날카로운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실패한 요원들이 모이는 곳, 슬라우 하우스란 슬로 호시스의 배경은 '슬라우 하우스(Slough House)'라는 MI5 산하 부서입니다. MI5란 영국의 국내 정보기관으로, 테러 방지와 방첩을 주로 담당하는 조직입니다. 슬라우 하우스는 그 안에서도 사고를 치거나 좌천된 요원들이 끌려오는 곳이죠. 제가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는 '요원들이 쓰레기 조사나 하는 드라마가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허술해 보이는 설정이 오히려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만들어주는 핵심이었습니다. 슬라우 하우스에 배치된 요원들은 대부분 의미 없는 감시 업무나 서류 정리에 시간을 보냅니다. 주인공 카트라이트는 공항 테러 대응 훈련에서 인상착의를 착각하고, 명령 불복종까지 겹쳐 이곳으로 밀려납니다. 루이자, 시드, 로디 등 각자 나름의 사연을 안고 있는 요원들이 모여 있고, 이들은 서로 잘 어울리는 척도 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그냥 낙오자들의 집합소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시즌 1을 끝까지 보면서 느낀 건, 이 사람들이 낙오자처럼 보이는 건 시스템이 그렇게 만든 것이지 실제로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전부 부정당하는 구조, 그 안에서도 묵묵히 버티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각보다 많이 와닿았습니다. 직장에서 억울하게 밀려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더 공감하실 겁니다. 잭슨 램, 이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진짜 이유 잭슨 램(Jackson Lamb)은 슬라우 하우스의 팀장으로, 처음 등장할 때부터 인상이 강렬합니다. 술냄새를 달고 다니고, 부하들에게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 코다 리뷰 (아카데미, 청각장애, 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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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복잡한 날일수록 오히려 조용한 영화가 더 깊이 남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코다(CODA)를 처음 봤을 때,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착하다는 말이 칭찬인지 비판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코다가 정말 자격이 있었을까 코다의 수상 결과를 두고 의견이 크게 갈립니다. "아카데미가 드디어 제대로 된 영화에 상을 줬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파워 오브 도그나 드라이브 마이 카 같은 작품을 제치고 이 영화가?"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저는 솔직히 후자에 가까운 편입니다.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작품 중 하나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Roma)입니다. 로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이유로, 파워 오브 도그는 또 다른 넷플릭스 작품이라는 이유로 아카데미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른바 넷플릭스 음모론(Netflix Conspiracy)이라 불리는 시각인데, 쉽게 말해 아카데미가 스트리밍 플랫폼 작품에 작품상 트로피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는 관측입니다. 이번 코다는 애플 TV 플러스(Apple TV+)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기도 합니다.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이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가 매년 수여하는 시상식으로, 오랫동안 영화 산업에서 가장 권위 있는 평가 기준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회원들의 투표로 이루어지는 구조상, 다수결의 취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늘 논란의 소지를 만들어 왔습니다. 2019년 그린북(Green Book)이 로마를 제치고 작품상을 받았을 때와 비슷한 구도가 이번에도 반복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코다는 정말 작품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 영화였을까요. 저는 그렇게...

'황혼 청춘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 디어 마이 프렌즈 총정리 (모녀갈등, 노년서사, 감정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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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드라마를 틀었을 때 잔잔한 노년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화면 속 딸이 30년 묵은 말을 토해내는 장면에서 그만 멈춰버렸습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가 아니라, 오랫동안 삼켜온 감정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노년의 삶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 모녀 관계의 날 선 진실을 그대로 꺼내놓는다는 점이 제게는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30년 만에 터진 말, 그게 왜 그렇게 아팠을까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오래 생각한 장면은 딸이 엄마에게 "내가 이렇게 된 거 다 엄마 탓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처음엔 과격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맥락을 보니 단순한 감정 폭발이 아니었습니다. 30년 동안 꾹꾹 눌러온 말이 드디어 밖으로 나온 것이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감정 억압(emotional suppression)이라고 부릅니다. 감정 억압이란 자신의 감정을 의식적으로 누르고 표현하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데, 단기적으로는 갈등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관계의 왜곡이나 자기 부정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이런 역학은 드라마 속 딸의 행동 패턴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엄마가 싫다고 하면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버린 후에도 그 이유를 엄마 때문이라고 인정하지 못했던 것이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을 참다가 어느 날 엉뚱한 순간에 폭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상대방은 왜 갑자기 이러냐고 했고 저는 "갑자기"가 아니었다는 걸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드라마 속 장면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아마 거기 있을 겁니다. 이 장면을 두고 "저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저 정도 말을 꺼낼 수 있게 됐다는 게 회복의 시작처럼 보였습니다. 상처를 언어화(verbalization)하는 것, 즉 느끼는 감정을 말...

울림을 주는 명대사 월플라워 리뷰 총정리(성장, 트라우마,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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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청소년 성장물이라는 장르를 조금 얕봤습니다. 어차피 첫사랑, 우정, 졸업으로 끝나는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월플라워는 그 예상을 처음 30분 만에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웃음이 많은 장면에서도 묘하게 불편한 감정이 따라다녔고, 다 보고 나서는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벽에 기대선 아이, 찰리라는 인물의 배경 월플라워(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에서 주인공 찰리는 고등학교 첫날부터 눈에 띄지 않으려 애씁니다. '월플라워(wallflower)'란 벽에 기대 혼자 서 있는 사람, 즉 파티나 군중 속에서도 어울리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 단어 하나가 찰리의 성격을 정확하게 설명합니다. 찰리는 중학교를 마치기 1년 전, 유일한 친구 마이클을 자살로 잃었습니다. 그 충격으로 한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고, 고등학교 입학은 부모님에게도 조심스러운 출발이었습니다. 저는 이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떻게 하루를 버티는 걸까"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주변에 친구가 없는 것 자체보다, 그 빈자리가 죽음으로 생긴 것이라는 사실이 훨씬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찰리에게 변화의 계기를 만든 건 상급생 패트릭과 샘입니다. 두 사람은 찰리가 처음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제 학창 시절을 떠올려 봐도, 그런 사람 하나가 생기는 것만으로 등굣길이 달라지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되는 사람,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 찰리에게 패트릭과 샘이 딱 그런 존재였습니다. 영화는 찰리가 이 두 사람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굉장히 천천히 보여줍니다. 급격한 사건보다는 미식축구 경기 뒤풀이, 댄스파티,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평범해 보이는 순간들 사이사이에 찰리의 표정이 조금씩 바뀌는 것을 관찰하게 만듭니다. 그 연출이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트라우마는 왜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가 이 ...

미국드라마 매니페스트 시즌1 리뷰 (설정, 계시, 가족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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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5년 동안 사라졌다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돌아온다는 설정, 저도 처음엔 그냥 SF 드라마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한 편을 보고 나니 다음 화를 안 볼 수가 없었습니다.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시간이 멈춰버린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기다리다 결국 삶을 이어나간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였습니다. 비행기 실종이라는 설정, 왜 이렇게 끌리는가 매니페스트의 핵심은 828편 비행기입니다. 자메이카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이 비행기가 갑작스러운 기상 이변을 겪은 뒤 착륙하고 보니 세상에서 5년이 흘러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탑승객들에게는 그저 3시간 19분짜리 비행이었는데 말이죠. 타임 딜레이(Time Delay), 즉 시간 지연 현상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니페스트가 다른 점은 이것을 개인의 이야기로 끌어내린다는 겁니다. 타임 딜레이란 서로 다른 기준계에서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드라마에서는 이 물리적 개념을 아주 인간적인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승객들이 돌아왔을 때 마주한 건 낯선 세상이 아니라, 자신들 없이 살아온 가족의 얼굴이었으니까요. 저는 이 설정이 신선했던 이유가 단순히 '신기해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처음엔 비행기 실종이라는 미스터리 자체에 끌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 드라마가 진짜로 물어보는 건 따로 있었습니다. "당신이 없는 동안 세상이 달라졌다면, 당신은 어디서 다시 시작할 건가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질문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이란성 쌍둥이였던 올리브와 캘이 5년 사이에 누나와 동생처럼 보이게 됐다는 설정도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같은 날 태어났는데 한 명만 나이를 먹은 상황, 이걸 실제로 상상해보면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계시(Calling)라는 장치, 어떻게 볼 것인가 매니페스트에서 가장 독특한 설정이 바로 콜링(Calling)입니다. 콜링이란 828편 탑승객들이 경험하는 환청이나 환각 형태의 계...

영화 트라이앵글 결말포함 리뷰(유령선, 시간루프,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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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단순한 공포물인 줄 알았습니다. 요트가 뒤집히고 유령선에 오른다는 줄거리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그건 완전히 틀린 예상이었습니다. 2009년 개봉한 영국 영화 트라이앵글은 귀신보다 훨씬 무거운 걸 들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유령선, 알고 보니 반복의 증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령선(ghost ship)이 나오는 영화라고 하면 정체불명의 존재가 선원들을 하나씩 죽이는 슬래셔 공포물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트라이앵글의 유령선 에올루스 호는 그런 공식을 완전히 비틉니다. 제가 가장 소름 돋았던 장면은 갑판 위에 쌓인 갈매기 사체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음산한 분위기를 위한 연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사체들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같은 상황이 셀 수 없이 반복됐다는 물리적 흔적이었던 거죠. 이 영화에서 핵심 개념이 되는 건 시간루프(time loop)입니다. 시간루프란 특정 사건이 끝난 뒤 다시 처음 시점으로 되돌아가 똑같은 과정이 반복되는 서사 구조를 말합니다. 할리우드식 시간루프 영화들이 보통 루프를 깨는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트라이앵글은 루프가 왜 생겼는지에 집중합니다. 그 차이가 이 영화를 단순한 장르물 이상으로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시선, 갑자기 들리는 총소리, 멈춰 있는 시계가 가리키는 8시 17분. 이 단서들은 처음 볼 때는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결말을 알고 나서 다시 떠올리면 전부 루프의 반복을 암시하는 장치였습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처음 한 번으로 이 모든 걸 파악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만큼 촘촘하게 설계된 영화입니다. 시간루프 속에서 드러나는 죄책감의 민낯 이 영화를 단순히 "시간이 반복된다"는 설정의 스릴러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만 보면 핵심을 절반쯤 놓친다고 생각합니...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 단종, 위선피와 오소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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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마지막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였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런 영화가 주는 여운은 꽤 오래갑니다. 결국 집에 돌아와 밤늦게까지 조선 역사 자료를 뒤적이기 시작했고, 영화 속 엄흥도라는 인물이 실제로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따라가게 됐습니다. 엄흥도, 역사에 몇 줄만 남은 사람 영화를 보기 전까지 솔직히 엄흥도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단종이나 사육신(死六臣)은 귀에 익은 이름이었지만, 엄흥도는 조선사를 깊이 공부하지 않으면 스쳐 지나치기 쉬운 인물입니다. 사육신이란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세조에게 처형된 여섯 충신을 가리키는데, 엄흥도는 그 여섯 명 안에도 들지 못하는, 어떻게 보면 역사의 그늘 속에 조용히 숨어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남긴 말이 바로 위선피와 오소감심(爲善被禍 吾所甘心)입니다. 이 말은 "옳은 일을 하다 화를 당하더라도 내가 달게 받겠다"는 뜻으로, 단종의 시신을 거두며 했다고 전해지는 말입니다. 세조의 엄명은 단호했습니다.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三族)을 멸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삼족이란 부계, 모계, 처가 쪽 일가 모두를 뜻하는 극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엄흥도는 아들들을 데리고 직접 장례용품을 마련해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영화는 그 이전의 시간을 상상력으로 채웠는데, 그 접근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두 사람이 밥을 나눠 먹고 짧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 화려한 궁중 장면 하나 없이 이어지는 그 평범한 눈빛들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감독이 역사의 빈칸을 영화적으로 해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떠올려보니, 그 빈칸이 오히려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엄흥도가 시신을 거두던 날은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쳤고, 단종을 묻을 맨땅을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때 산속에 앉아 있던 노루 한 마리가 놀라 달아났고, 그 자리에만 눈이 ...

올드보이 숨은의미와 상징(복수심, 감금,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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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끝내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적 있으신가요? 올드보이는 그 믿음을 정면으로 부수는 영화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반전의 충격에 정신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오히려 그 반전보다 그 전까지 쌓아올린 이야기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15년 감금이 만들어낸 것 이유도 모른 채 좁은 방에 갇힌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대수는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으며 그 공간에서 살아남습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단순한 감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가장 무너뜨리는 건 육체적 고통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부릅니다. 학습된 무기력이란, 반복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믿음을 내면화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오대수가 처음에는 탈출을 시도하고 분노를 표출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조용히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들을 노트에 적기 시작하는 장면이 바로 그 변화의 지점입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적힌 노트는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상황을 받아들이기 위한 심리적 생존 전략처럼 읽혔습니다. 감금이 끝나고 오대수가 처음 선택한 음식이 산낙지라는 것도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15년간 아무것도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던 사람이 꿈틀거리는 생명체를 직접 씹어 먹는 행위, 이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몸으로 확인하려는 원초적인 반응입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그 장면에서 이상하게 숨을 참게 됐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 행위 자체에 담긴 절박함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금 전후로 오대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눈빛이 바뀌었고, 아내가 살해당하고 자신이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전혀 동요하지 않습니다. 이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영화 전체에서 가장 섬뜩했습니다. 감정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감정을 ...

나이트 크롤러 (저널리즘 윤리, 미디어 소비, 자극적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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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뉴스를 클릭하면서 "요즘 언론은 왜 이럴까"라고 욕한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 나이트 크롤러를 보고 나서, 그 화살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꽤 오래 고민하게 됐습니다. 저널리즘 윤리가 무너지는 과정을 이렇게 촘촘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또 있을지 싶었습니다. 저널리즘 윤리를 실험대에 올린 영화의 배경 나이트 크롤러는 2014년 댄 길로이 감독의 첫 연출작입니다. 리얼 스틸, 콩: 스컬 아일랜드의 각본을 쓴 베테랑 각본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라 각본의 밀도가 남다릅니다. 2015년 새틀라이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한 것도 그냥 나온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댄 길로이 감독은 실제로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나이트 크롤러들을 조사하고 영화에 자문위원으로 참여시켰다고 합니다. 나이트 크롤러(Nightcrawler)란 밤이 되면 범죄 현장으로 달려가 영상과 사진을 찍어 방송사에 판매하는 프리랜서 취재자를 뜻합니다. 스트링거(Stringer)라고도 불리며, 차량에 경찰·소방 무전을 수신하는 스캐너, 카메라, 노트북을 싣고 다니다가 사건 발생 즉시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미국의 경쟁적인 아침 뉴스 시장이 이런 직업군을 만들어낸 배경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루이스 블룸이 처음 화면에 등장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광대뼈가 드러날 만큼 깡마른 얼굴, 움푹 꺼진 눈에서 번뜩이는 기묘한 빛. 제이크 질런홀은 이 역할을 위해 13kg을 감량했다고 하는데, 그 선택이 캐릭터에 얼마나 결정적이었는지 화면만 봐도 느껴졌습니다. 그는 루이스를 코요테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합니다. 사냥 직전인지, 사냥을 막 끝낸 건지 알 수 없는 그 묘한 표정이 영화 내내 관객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영화의 실제 역사적 배경도 흥미롭습니다. 1930~40년대 뉴욕에서 활동했던 범죄 사진 전문가 위지(Weegee), 본명 아서 펠리그가 직접적인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위지는 뉴욕 경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누구보다 빨리 사건 현장에 도...

디즈니플러스 영화 서브스턴스 리뷰 (나이듦, 자기혐오,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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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냥 자극적인 고어 영화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2024년 개봉한 영화 서브스턴스는 칸 영화제 각본상, 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받은 작품인데, 상을 받을 만한 이유가 스토리를 다 보고 나서야 납득이 됐습니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소비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게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의 이야기였습니다. 나이듦이라는 배경, 그리고 사회가 만든 기준 영화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과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를 정도로 인정받은 배우입니다. 하지만 50대가 된 지금은 아침 에어로빅 쇼 하나가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방송국은 "너무 늙었다"는 이유로 그를 내보내려 합니다. 아이러니한 건, 그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엘리자베스보다 더 나이가 많은 남성들이라는 점입니다. 저도 이 장면에서 꽤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나이 듦에 대한 잣대가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이 짧은 장면 하나에 다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에이지이즘(Ageism)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나이를 이유로 특정 집단을 차별하거나 편견을 갖는 태도를 뜻하는데, 영화는 이걸 굉장히 직접적으로 묘사합니다. 특히 여성에게 집중되는 외모 기준과 연령 차별이 겹쳐지는 방식이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SNS나 TV를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더 젊고 더 성공한 사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게 특별히 외모에 집착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끊임없이 '더 나은 버전'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엘리자베스의 불안은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닙니다. 오랫동안 외부 시선에 의해 쌓여온 것입니다. 영화는 그 축적된 감정을 아주 천천히, 그리고 잔인하게 보여줍니다. 실제로 외모와 나이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여성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연구에서도 다뤄진 바 있습니다. 미국심리학회(APA)는 외모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자존감 저하와 신체 불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더 글로리 분석 (전재준, 학교폭력,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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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를 처음 봤을 때 단순한 복수 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회차가 쌓일수록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학교폭력(學校暴力)이 피해자의 삶 전체를 어떻게 잠식하는지, 그리고 가해자들이 왜 아무 죄책감 없이 살아가는지를 섬뜩할 만큼 정밀하게 해부하고 있습니다. 보다 보면 자꾸 질문이 생겼습니다. 전재준은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요. 박연진의 질투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전재준이 정말 두려운 이유 — 손명호와의 차이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장면이 있었습니다. 문동은이 손명호를 다시 만나는 장면과, 전재준을 학교에서 일대일로 마주하는 장면의 온도 차이입니다. 손명호 앞에서의 문동은은 놀랍도록 차분합니다. 반면 전재준과 단둘이 마주한 직후, 문동은은 화장실 변기를 붙잡고 구역질을 합니다. 이 장면 하나가 모든 걸 설명합니다. 심리외상(Psychological Trauma)이란 일반적인 대처 능력을 압도하는 충격적 사건이 남긴 심리적 상처를 의미합니다. 트라우마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에 노출될 때 신체 반응으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역질과 구토는 그 대표적인 신체화 반응(Somatization)입니다. 신체화 반응이란 심리적 고통이 신체 증상으로 전환되는 현상으로, 트라우마 생존자들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그 장면에서 멈칫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문동은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공포를 보여주는 장치였던 겁니다. 그렇다면 손명호와 전재준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손명호가 가담한 가해 수위와, 전재준이 저질렀을 것으로 짐작되는 행위 사이에는 분명한 질적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극 중 장맛비 내리던 날, 전재준이 비에 젖은 문동은의 실루엣을 음흉한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전재준이 직접 "그때가 장맛비처럼"이라는 표현을 쓰며 그날을 암시합니다. 단지 지켜봤다면 그날을 그렇게 각인된 표현으로 상기시키지는 않...

오펜하이머 (연출, 수미상관, 핵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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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핵폭탄 만드는 과정을 3시간 동안 어떻게 버티나" 하고 반신반의했습니다. 폭발 한 번 시원하게 터지고 끝나는 영화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앉아서 보고 나서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화려한 액션 없이 오직 인물의 내면과 서사로 3시간을 꽉 채우는 작품입니다. 그 안에는 한 천재의 선택이 어떻게 역사적 죄악으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그 죄악이 지금 우리 삶에도 여전히 분열 중임을 담고 있습니다. 놀란 감독의 연출, 과연 '마법'이라는 말이 과장인가 일반적으로 전기 영화(biographical film)라고 하면 한 인물의 생애를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는 구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펜하이머를 보면서 느낀 건 그 공식이 완전히 깨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수미상관(首尾相關)적 구조, 즉 도입부에 등장한 장면과 음악이 엔딩에서 다시 맞물려 이야기를 완결짓는 형식을 세 겹으로 쌓아올립니다. 쉽게 말해 영화의 첫 장면이 마지막 장면의 답을 이미 담고 있는 구조입니다. 처음에는 인트로에 나온 빗물의 파동이 그냥 분위기 연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날 무렵 그 이미지가 지구 전체를 폭격하는 장면으로 연결될 때,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영화를 볼 때 보통 머리를 비우고 감상하는 편이라 이런 복선 구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이미지 자체가 너무 강렬해서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게 만들더라고요. 놀란 감독은 컬러 화면과 흑백 화면도 단순한 시각적 구분으로 쓴 게 아닙니다. 컬러 화면은 핵융합(nuclear fusion), 즉 여러 원소가 하나로 합쳐지며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을 상징하는데, 오펜하이머의 주관적 시점과 그의 내면이 뜨겁게 응축되는 장면에 해당합니다. 반면 흑백 화면은 핵분열(nuclear fission), 즉 무거운 원자핵이 쪼개지며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을 상징하며, 오펜하이머가 세상에 끼친 파급이 어떻게 퍼져나가는...

기생충 영화 해석 (수석 상징, 공간 구조,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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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기생충을 봤을 때 저는 그냥 "사기 치는 가족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목만 듣고는 남이 쌓아 놓은 것에 슬그머니 올라타려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화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상징이었고, 처음에는 그걸 하나도 몰랐다는게 지금도 좀 부끄럽습니다. 수석 상징: 돌 하나가 말하는 것 영화 초반에 기우가 친구에게서 받아 오는 수석(壽石)은 단순한 소품이 아닙니다. 수석이란 자연에서 채취한 돌을 인간이 이름 붙이고 감상하는 관상용 돌로, 본질은 그냥 돌이지만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가치가 생기는 물건입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기우 역시 본질은 평범한 청년인데, 과외 교사라는 이름을 달고 박 사장 집으로 들어가게 되니까요. 수석은 영화 내내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하나는 요행(僥倖), 즉 실력이 아닌 운으로 얻는 행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운을 붙잡으려는 계획입니다. 반지하가 물에 잠기는 상황에서도 기우가 수석을 끌어안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처음에 "왜 저런 걸 들고 도망치지?"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게 핵심이었습니다. 기우는 요행이라는 희망 자체를 놓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수석은 그 심리의 물리적 표현이었던 겁니다. 결국 기우는 지하실에서 수석에 뒷통수를 맞고 쓰러집니다. 자신이 붙잡으려 했던 요행과 계획에 문자 그대로 머리를 얻어맞는 장면이죠. 그리고 영화의 끝에서 수석은 물속으로 돌아갑니다. 이름 붙여졌던 돌이 다시 이름 없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기우도 반지하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구조를 처음 알고 나서 제가 느낀 감정은 씁쓸함이었는데, 그게 아마 봉준호 감독이 의도한 감정이었을 겁니다. 공간 구조: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의 의미 메타포(metaphor)란 하나의 대상이나 개념을 다른 것에 빗대어 표현하는 방식인데, 기생충에서 가장 강력한 메타포는 바로 공간의 높이입니다. 박 사장 집은 언덕 위에 있고, 기택...

군체 리뷰 (집단지성, 좀비진화, 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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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볼만한 한국 영화가 없다는 말을 주변에서 정말 자주 듣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던 차에 극장에 발을 들였다가 예상보다 훨씬 강렬한 경험을 하고 나왔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 칸영화제 공식 초청에 실시간 박스오피스 1위까지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인데 직접 보고 나니 그 이유가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집단지성, 좀비가 생각하기 시작하다 영화관 불이 꺼지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이 좀비들, 뭔가 다르다"였습니다. 기존 좀비 영화에서 감염자들은 본능만 남은 존재였습니다. 달리거나 비틀거리며 가까운 것에 무작정 달려드는 단순한 위협이었죠. 그런데 군체의 감염자들은 처음부터 달랐습니다. 처음엔 사족보행으로 기어다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족보행으로 일어서고, 급기야 사람과 사진을 구별하기 시작합니다. 이걸 보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이 설정의 핵심은 균사체(菌絲體)입니다. 균사체란 곰팡이나 점균류가 실처럼 가늘게 뻗어 형성하는 구조물로, 개체 간 정보와 영양분이 흐르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영화 속 흰색 점액질이 바로 이 균사체를 시각화한 것인데, 감염자들이 이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가 보고 듣고 학습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게 됩니다. 한 마리가 인간을 식별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연결된 모든 개체가 동시에 그 능력을 갖추는 구조입니다. 이 설정은 순전히 영화가 만들어낸 허구가 아닙니다. 영화 속 대사에도 등장하는 황색망사점균(Physarum polycephalum)은 실제로 존재하는 생물입니다. 황색망사점균이란 뇌도 신경도 없지만 스스로 최적 경로를 탐색하는 능력을 가진 점균류 생물입니다. 2000년 나카가키 도시유키 연구팀이 미로 실험을 통해 이 생물이 불필요한 이동 경로를 스스로 제거하고 최단 경로만 남긴다는 사실을 학술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계에서 집단지성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힙니다( 출처: Nature, 2000 ). 영화가 이 실제 논문을 설정의 근거로 삼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공포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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